관련 법률
민법 제147조(조건성취의 효과)
① 정지조건있는 법률행위는 조건이 성취한 때로부터 그 효력이 생긴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21830 판결
부관이 붙은 법률행위에서,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아니하면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도 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한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하고,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는 물론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한 경우에는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같은 판결은 정지조건이 성취되었다는 사실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쪽에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각서에 "공사를 완공하면"이라고 적혀 있다면, 대금을 청구하는 쪽이 완공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사건의 개요
건축주가 원룸 신축공사를 맡겼습니다. 계약 공사대금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건축주는 계약한 금액을 넘어서까지 대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시공사는 약정한 기한까지 공사를 마치지 못한 채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하청업체 대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상황에서 시공사가 추가 공사대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근거는 건축주가 써 준 지불각서 한 장이었습니다.
원고(시공사) 주장의 요지
준공 후 소유권보존등기일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안에 잔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각서가 있으니 그대로 이행하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피고(건축주) 측 대응
세 갈래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각서에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 각서는 시공사가 "공사를 원만히 준공할 경우" 를 전제로 작성된 것이었습니다. 준공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으므로 그 각서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둘째, 이미 계약액을 넘겨 지급했습니다.
계좌 거래내역으로 지급 일자와 금액을 하나씩 정리해, 계약 공사대금을 초과해 지급한 사실을 보였습니다.
셋째, 공사를 중단한 것은 시공사입니다.
공사가 멈춘 뒤 건축주가 직영으로 남은 공사를 완공했고, 그로 인해 시공사에게는 오히려 공사지연에 관한 책임이 생긴 상황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심 —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게 됐습니다.
항소심 —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시공사는 항소하면서 청구를 늘렸지만, 그것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해설] — 남는 것
첫째, 각서를 썼다고 다 물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각서에 조건이 붙어 있으면 그 조건을 먼저 봐야 합니다. "원만히 준공할 경우", "공사를 완료하면", "하자 없이 인도하면" — 이런 문구가 있다면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지가 먼저입니다.
둘째, 각서를 쓸 때 조건을 명시하십시오.
공사가 멈춘 상태에서 추가 지급을 요구받으면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그럴 때 "준공을 조건으로 한다" 는 문구 한 줄이 나중에 전부를 가릅니다. 이 사건에서 건축주를 지킨 것이 그 한 줄이었습니다.
셋째, 지급 기록은 계좌로 남기십시오.
현금으로 준 돈은 나중에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계좌 거래내역이 초과 지급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넷째, 1심에서 이겼다고 끝이 아닙니다.
상대는 항소하면서 청구를 늘릴 수 있습니다. 항소심까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맺음
건축은 대개 한 사람의 평생 자산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공사가 중간에 멈추면 그 자체로 손해가 큰데, 거기에 소송까지 겹치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각서를 요구받는 상황이라면, 서명하기 전에 조건 문구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같은 쟁점이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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